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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영화는 내가 몇 년 전에 봤던 이상일 감독의 '69 sixty nine'이라는 영화다.
원작은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데뷔작으로 등장한 무라카미 류의 같은 제목의 소설이다.

시기는 1969년 큐수의 서쪽 끝. 나가사키.

영화의 시작은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일본의 1969년 일본의 사세보의 모습에서 시작된다.(왠지 묘하지 않나?)

나머지 이야기는 직접 영화를 보시길...

내가 이 영화를 다시 찾은 이유는 갑자기 학생운동 시절과 그 시절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흔히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다는 말이 있다. 그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단계가 필요한 듯 하다.

1. 현재의 자신을 부정할 것
2. 과감하게 떨어질 것

이게 아니면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 세상이 변하니 제자리도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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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일년 중에 몇번씩 참 사는게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통 재미없는 이유는 볼만한 영화가 별로 없을 때이다. 그럴 때는 글 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길을 걷는 것도 별로다.

'억지'라는 무형의 힘을 가지고 여하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다음 주부터는 좀 많이 걷기위해 나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원래 이번 주 토요일 학습 준비, 일요일 경제 강연 준비, 메타블로그로 새세대 네트워크 홈페이지 개편 작업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토요일 학습은 자료는 모두 읽고, 검토하고 참고자료까지 읽고 검토했지만 학습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
일요일 경제 강연 준비는 구상을 90% 끝냈음에도 자료 찾기가 지겨워지고 있었다.
홈페이지 개편은 기술적인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시도와 검색 끝에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개편은 머리 속에만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만에 난 안경을 썼다. 안경을 쓴 채로 영화 오기가마 나오코 감독의 <안경>을 보았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았더니 <카모메 식당>을 찍은 감독이다. 두 편 모두 정적인 카메라(하지만 카메라 안에는 항상 바람이 불고 사람들이 움직인다)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안경>에서는 특별히도 팥빙수가 등장한다. 영화 속 인물 모두가 안경을 쓰고 있다.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재미없는 요즘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지 영화는 대사도 거의 없고, 화면도 정적이지만 아주 인상적이었다. 특히, 아래와 같은 부분에서....


"길을 똑바로 걸어라."
"깊은 바다에는 다가가지 말도록." 따위의
그런 당신의 말은 팽개치고 왔다.

달빛은 어느길에나 쏟아진다.
어둠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보석과 같다.

우연히도 인간이라 불리우며 이곳에 있는 나.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는가?
무엇과 싸워 왔는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짐을 내려놓을 즈음,
좀 더 힘을.
부드러워질 수 있는 힘을.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바람에 안경이 날아가 바닷 속에 빠진다. 그 안경은 다시 낚시대에 걸려 올라온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려면 바람 속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용기가 필요한 듯 하다.

아마 곧 좋은 영화들이 나올 것이고 난 다시 글을 쓰고, 책도 읽고, 길을 걷고, 분명 바람 속을 걷게 될 것이다. 이런게 사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참, 내일은 팥빙수를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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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leaves2004 BlogIcon 마틸다 2010/07/31 00:28

    정말 공감가는 리뷰였어요
    전 안경을 방금 다시 봤습니다
    왜 영화 이름이 안경인지 사색에 잠기게 된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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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별 일 없는 토요일.

원래는 원주에 가려고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다음 주에 가려고 한다. 그래서 집 아이들과 밥을 해 먹고 씻고 도서관으로 가려고 했다. 당연히 이 주말에 별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밥을 먹고 씻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집을 나서는데.

그냥 심심해서 티비를 켰다. 그리곤 버릇대로 채널은 쭉 한번 돌려보는데 한 케이블 채널에서 눈이 고정됐다.

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난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난 보고 싶은 영화만 본다.
그래서 난 듣고 싶은 음악만 듣는다.

케이블 채널에서 보여주고 있었던 영화는 대만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감독은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인 상륜 역을 맡은 주걸륜이다. 물론 잘 알지 못하는 감독이거니와 제목부터가 말할 수 없는..... 비밀... 뭐 이래서 내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 근데 난 도서관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자리에 앉아 조용히 이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피아노 곡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난 그 사람만 봤다.
난 그 얼굴만 봤다.
그래서 영화를 끝까지 봤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란 봄 날에 영화 한편 보고 피식피식 웃는 것과 비슷하다.

이 사람. 계속 머리는 남는 얼굴이다. 영화에서 샤오위 역을 맡은 이름은 계륜미.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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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 2009/03/31 20:39

    왜 남는지 알것같아요. 우후후훗 ^ㅁ^

  2. 그대 2009/04/01 18:22

    그래요??
    위에 보이는 그 얼굴이 누굴 좀 닮았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봤는데...
    정말 그 사람은 자신이 살을 많이 빼야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사람은 많이 먹기 때문에 그러기는 쉬워 보이지 않지요.

    여하튼 댓글까지 달아주시다니... 좋아요... 아주 좋아요...

  3. n 2009/04/22 10:53

    하지만 그 사람은 많이 먹기 때문에 그러기는 쉬워 보이지 않지요.
    <-여기서 빅 공감하고 웃었습니다 ^^ ㅋㅋㅋ
    이러다 혼날라;;

  4. 레이 2009/08/14 01:23

    와우 왜 기억에 남는지 알겠군요 이젠.
    완전 닮았는데요 ^^

    • 그대 2009/08/14 18:14

      와우~ 이거 봄에 올린 글인데 여름에 댓글을 달다니....
      완전 닮았는가?.... 근데 요즘은 좀 다르다네... 직접 봐서 알겠지만...

      본인이 살을 빼야 한다고 했고... 요즘 살 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테니... 그 노력이 빛을 내면 비슷해 질지도..... 후후...

  5. 백치미 2009/10/29 22:16

    - 나도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파일노리라는 데서 하도 평가가 좋길래... 영화는 잘 모르겠고 피아노 치는 솜씨는 볼만했다...
    - 위에서 나눈 댓글은 해설이 필요한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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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월 6일. 난 오전에 분당에 다녀왔다. 회사 우리 부서의 부서장님과 함께 갔다 오는데 오늘 길에 그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슬쩍, 자세히는 못 봤지만 무언가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슬쩍 물었다.

"주말에 뭐하나?"
"하하.. 공부할려고요.. ..... 아... 토요일에 낮술 먹기로 했어요...."

2. 2.7일 토요일. 난 낮술을 먹었다. 낮술을 먹기 전에 노영석 감독의 <낮술>을 봤다. 극장은 삼청동 입구 쪽에 있는 아트선재센터 지하에 새로 만들어진 씨네코드 선재.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이 조금 못되었는데 영화는 내내 여자와 술로 이어지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난잡한 장면이 나오거나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술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일이 꼬이고 문제가 해결될려는 기미가 보이면 또다시 술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일은 더 꼬이고...

3. 대부분의 영화들은 영화가 끝난 무렵에 관객으로 하여금 "그래도 주인공이 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낮술이 한잔 땡기게 된다. 주인공이 너무 소심하고 술 보다 여자를 더 좋아해서 결국 술 먹고 일이 꼬인다. 그렇게 보면 삶에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건 결국 사람이지 술이 아닌 모양이다.

4. 애초부터 낮술을 먹는게 목표였는지도 모른다. 삼청동을 나와 인사동 옆 구 허리우드 극장 바로 옆 허름한 국밥집에서 소주 2병을 먹었다. 물론 혼자 먹은 건 아니었다. 그때 시간이 약 3시 40분 경이었는데 빈 속이라 속은 금새 뜨끈뜨끈해 지고 눈이 약간 풀리고 기분이 살짝 업되고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지울 수 없었다. 결국 2차를 가게 되었다.

5. 2차에서는 백세주, 그리고 다시 3차에서도 백세주. 그리곤 더이상 술을 먹진 못했다.

6. 느릿느릿 걷고 싶었던 모양이다. 요즘 들어 부쩍 약속도 많아지고 이런저런 해야할 일들도 계속 생기고 있다. 그리고 공부가 최근 한 며칠 간 잘 되지 않았던 것도 뭔가 느릿느릿 가고 싶어서 그랬나 보다. 하지만 느리게 가기 어려우니 술을 먹고 그 순간 만이라도 조금은 느릿느릿하고 싶어나보다. 영화에서도 술 먹는 장면은 한 없이 길게 보여준다. 술에 취한 듯. 사람에 취한 듯. 그래서 인생이 꼬이든 그렇지 않든. 그 순간만큼은 그냥 그렇게 느릿느릿.

7. 하지만 모든 문제는 바로 그 직후부터 생기기 마련이다. 술이 깨고 나면 방금 전까지 느릿느릿 가던 시간이 갑자기 감당할 수 없을 정도 빨라지는데 몸이 잘 움직이지 않고.

8. 내가 생각하는 좋은 낮술 먹는 방법은 아무도 없는 곳에 지인을 꼬셔내어 그 곳에서 낮술을 진탕 먹고 느릿느릿, 그 다음에도 느릿느릿. 하는 거. 곧 봄이 오는데 그 때는 한번 그래봐야 하는데.

-> 여기까진 영화를 본 다음날 바로 썼는데...

9. 낮술은 밖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길거리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춥더라도 조금 덥더라도 조금 시끄럽더라도.

10. 근데 이젠 이 낮술도 별 재미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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