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인 김춘추는 '꽃'이라는 시에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것들이 '순간'으로 대변되는 시절에 바로 이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노동당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결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부모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부모는 나에게 주어진 것이니까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니까 의미라고 하기 전에 숙명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지만, 살면서 우리가 마주치는 많은 일들을 '순간'이나 '우연'으로 설명하기에는 2%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가 왔는지, 내가 불렀는지. 시간이 지나면 그걸 알 수 있는 건지. 아니면 그렇게 모르면서 사는 게 사는 묘미인지. 사물이든 사람이든 불러주거나, 부르거나. 이 모든 과정은 관계에 대한 문제다. 이 관계를 창출하고 조절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
금융거래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파는 과정이 하나의 관계로 된다고 하면, 그 관계에서 나오는 수많은 리스크를 해지(hedge)하기 위해 보험도 가입하고 대차거래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지를 한다는 건 결국 내 위험을 누군가가 대신 짊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은 그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신 나에게 수수료를 챙겨가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운동을 개척해 가면서 만들어지는 관계에서 파생되는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되어야 할까. 우리는 금융거래처럼 해지할 수 있는 대차거래나 보험상품이 없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수학 공식처럼 복잡한 듯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술 한 잔으로 해소되는 간단한 문제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놓은 것이 바로 조직사업, 정치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조직사업, 정치사업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위험들을 조절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것들이 자기 사람을 더 만들고 세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해됐지만 그 본질은 위험 조절, 관리인 셈이다. 결국 잘 운영되는 조직은 조직사업, 정치사업을 잘 하는 조직이다.
2. 당신은 조직사업, 정치사업에 능한 사람인가. 이 질문을 다시 고쳐 쓰면. '당신은 이 세상을, 당신 스스로와 저 사람을, 내가 발딛고 있는 이 곳을.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보고 싶은 저 영화를, 지금 듣는 이 음악을 어떤 의미로 생각하는가'와 동일하다. 오해하지 말 것은 의미를 얼마나 잘 아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를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혹자는 어떻게 모든 것에 '의미'를 찾거나 규정할 수 있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박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의미'다. 왜냐하면 관계는 필연적으로 의미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게 아무리 시시한 관계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의미'를 찾기 못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현재 심각한 무기력과 패배감에 빠져있는 지도 모른다.
3. 그렇게 보면 패배감과 무기력증을 극복하는 길을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순환론으로 들리겠지만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관계에서 생긴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은 여전히 관계에 있는 법이다.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바로 조직사업, 정치사업을 배우고 해 나가는 과정이다. 조직사업, 정치사업을 잘 하고 싶다면 바로 '너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4. 스위트피의 '너의 의미' 산울림의 곡이지만 스위트피도 나름 느낌이 있다.
스위트피 '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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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업, 조직사업 잘 못해요, 그래도 사람은 만나요,
몸에 배겨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관성인지 구분이 안 가요
때론 진심을 소통하는게, 그 무슨 내용과 사업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정치사업, 조직사업을 잘 한다는 건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
물론 나 역시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은 아니라 뭐라고 조언해 주기는 어렵지만, 그거 잘 못하는 건.
몸에 베겨있어서도 아니고 관성이어서도 아닌 것 같다. 그건 두려움 같은 거라고 생각해.
혹은 조직사업, 정치사업을 통한 기쁨이나 보람을 아직 갖지 못했거나.
나는 뒤죽박죽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그리고 두려움을 벗는다면 새로운 운동의 단계를 만날 것이라 믿음.